브레멘 음악대와 협연하다

독일에 들어서서 사정상 라이프치히로 향했다. 함부르크에서 바로 하노버를 거쳐 라이프치히로 향할 수 있으나 굳이 방향을 틀어 브레멘을 방문했다. "브레멘 음악대" 오직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사실 이야기속의 이들은 브레멘에 도착하지 못했다. 꿈은 브레멘에 있었을지라도, 현실의 행복한 삶을 먼저 발견했기에. 



늙고 시끄러운 당나귀 한마리가 있었다. 일을 잘 못하는 당나귀를 주인이 굶겨죽이려 하자 당나귀는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앉고 브레멘으로 향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 역시나 늙고 힘없어 죽음을 앞두고 있던 개, 고양이, 닭을 만나 동행하게 되었다. 아직 브레멘으로 한참 향하던 어느날 밤, 그들은 도둑의 소굴을 발견하게 된다. 도둑들은 훔친 재물로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웃고 떠들며 즐기고 있었다. 당나귀 일행은 창가에 서서 노래를 불렀고, 그 (괴이한) 소리에 놀란 도둑들은 모두 줄행랑을 쳤다. 브레멘으로 향하던 음악대는 도둑들이 도망친 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음식을 얻었고,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냈다. 

옛날에는 이것이 행복한 결말이었다. 요즘에는 실력도 없는 루저 네명의 자기만족에 관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당나귀는 여전히 시끄럽지만 이제 마음껏 노래할 수 있었고 함께할 친구들도 있으며 따뜻한 음식까지 얻었으니, 이것이 행복한 결말일 수밖에. 그럼 브레멘에 가서 가수가 되겠다는 꿈은 어떻게 되었느냐구? 글쎄, 어쨌든 그는 행복한 삶을 찾은 것이다. 
꿈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더 높고 큰 꿈을. 그러나 그것은 당신을 도전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어야지, 그 꿈에 비교하며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여기게 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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