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10만원대 오디오인터페이스 베링거 UMC202HD

최강의 10만원대 오디오인터페이스 

베링거 UMC202HD



새해를 맞이하여 오디오인터페이스를 바꿨다. 무려...  RME의 베이비페이스 프로, 아기얼굴 전문가로다가! 홈스튜디오 환경에서는 내가 써 본 가장 비싼 오디오인터페이스인데, 별 차이 없으면 어쩌지 싶은 마음으로 연결하였으나 그런 걱정은 정말 너무 불필요한 것이었다. 홈스튜디오에서 베이비페이스 프로는 분명 최강이다. 출시된지도 꽤 지났지만 아직 몇 년은 끄떡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리뷰는 베링거 제품에 대한 것이니까 베이비페이스 프로에 대한 칭찬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자. 지난 한 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UMC202HD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본다. 개봉하고 듣자마자 하는 평가보다는 이렇게 일년정도 사용하고 작성하는 리뷰가 더 의미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리뷰는 UMC202HD를 중고로 방출한 기념 리뷰이기도 하다. 




1. 입력부

베링거 UMC202HD의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마이다스 프리앰프'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베링거와 마이다스가 손잡으면서 디지털믹서에서부터 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여러 제품에 마이다스 프리앰프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믹서에 들어가거나 마이다스 제품들에 사용되는 프리앰프처럼 고사양의 제품은 아닐테지만, 10만원대 오디오인터페이스에 이런 프리앰프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다. 착색이 덜하고 깨끗한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다만, USB버스파워를 사용하기 때문일까, 그라운드루프 발생으로 유입되는 전기노이즈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녹음 소스의 음질은 좋은데 엉뚱한 노이즈가 함께 섞일 수 있다. 이건 제품의 문제는 아니고 우리 집 접지 문제와 버스파워 방식의 문제이지만, 많은 분들이 겪을 수 있을법한 문제이기도 한 것 같아 언급한다. 


2. 출력부

그 다음으로 주목할만한 점은 '다이렉트 모니터링'이다. 대부분의 저가형 오디오인터페이스는 이 버튼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이렉트 모니터링은 카메라에 비유하자면 미러를 통해 피사체를 보는 DSLR과 같다고 보면 된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에 결과물이 어떻게 담길지를 미리 계산해서 액정에 보여주지만 DSLR로 사진을 찍을 때는 예측 결과물이 아닌 내가 직접 보는 그 피사체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본다. 



따라서 실제 저장되는 결과물과 내가 보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방해나 착색 없이 직관적으로 녹음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좋다. 특히 레이턴시 문제때문에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은 중요하다. 다만 UMC202HD에는 그 '미러'의 품질이 썩 좋지는 않다고나 할까...  그러나 있는게 감지덕지인 기능이다. 


3. AD/DA 컨버터

AD컨버터의 경우에는 별로 할 말은 없다. 마이다스 프리앰프의 능력이 충분히 빛을 발하기 때문에 충분하거나 혹은 불편하지 않은 정도이다. 그러나 DA컨버터는 불만이 많다. 더 사용하지 않고 무리해서 베이비페이스 프로로 오디오인터페이스를 바꾼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UMC202HD의 컨버터가 불량하다고 하는건 아니다. 다른 리뷰들을 참고해보면 굉장히 만족하는 분들도 있고, 솔직히 말해서 이 가격대라고 하면 만족하는게 당연하다. 다이나믹 레인지는 확실히 10만원대 오디오인터페이스 치고는 범상치 않다. 그러나 재생되는 소리가 깨끗하지 못하고 샤-한 느낌이 상당히 많이 착색되어 나온다. 모니터링만을 위한 작업에서는 그냥 맥북에 헤드폰 연결해서 들었을 정도이다. 다시 카메라와 비교하자면 화소수만 높고 성능은 안좋은 센서를 사용한 느낌. 다이내믹 레인지나 해상도는 충분하지만, 개별 픽셀의 재생능력이 떨어진다. 


4. 그 외

UMC202HD는 USB버스파워를 사용한다. 따라서 놀라운 휴대성을 갖는다(물론 베이피베이스 프로도 USB버스파워라능 후후...).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크기도 아주 컴팩트하고 위쪽으로 울퉁불퉁 나온 것이 없어서 가방에 넣으면 쏙 들어갈 것이다. 물론 나는 책상 위에 설치해 놓고 1년간 한 번도 움직인 적은 없다. 



48v 팬텀파워를 지원하고 TRS 2OUT을 갖는다. 스피커에 연결하면 끝이다. 아웃이 한 세트만 더 있었어도 좋았을테지만 가볍고 작은 크기를 생각하면 뭐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 깔끔한 디자인, 놀라운 휴대성은 UMC202HD가 갖는 확실한 '그 외'의 장점이다. 



5. 총평

만약 오디오인터페이스라는 장비를 처음 접하고, 이제 막 뮤직프로덕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UMC202HD는 저렴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최강의 오디오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자주 비교되는 UR22같은 제품은 솔직히 비교거리가 안 된다. 이러나 저러나 UMC202HD가 압승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기존에 다른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사용했다거나 일정기간 음악 작업을 해오던 사람이라면 기변을 위한 제품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기변을 준비한다면 총알을 더 모아서 100만원 전 후로 있는 제품들을 노려야 할 필요가 있다. 

오디오인터페이스를 선택하는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를 것이다. I/O가 많은 제품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프리앰프가 좋거나 혹은 외장 프리앰프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AD/DA컨버터는 항상 인터페이스의 핵심에 위치한다. 이 만족할만한 컨버터 성능을 찾기 위해서는 RME 베이비페이스 프로나 아폴로 트윈 정도의 100만원 초반 제품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 전에 3-40만원대 제품들도 많이 사용해봤는데, 솔직히 도찐개찐이다. 비슷한 수준의 컨버터를 사용하고 어떤 제품은 아웃이 늘어나서, 어떤 제품은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 있어서 가격이 불어났을 뿐이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작업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중요하다면, 고려해야 할 1순위 사양은 컨버터의 성능이다. 


아름다운 아기얼굴 전문가의 자태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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