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렉 스피커 GENELEC 8010A 5년 사용 리뷰

제네렉 스피커 GENELEC 8010A 5년 사용 리뷰



조금 더 큰 스피커를 사용해 보기 위해서 5년이 조금 넘게 사용한 제네렉의 3인치 스피커 8010A를 처분했습니다. 8010A 스피커는 제가 처음으로 사용해 본 프로 오디오 모니터링 스피커입니다. 3인치 스피커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음악을 계속 해 오는 5년 동안 굳이 동급에서 스피커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든 적이 없었던 아주 훌륭한 스피커입니다. 정도 들었고, 오래 사용해서 완전히 제 레퍼런스가 된 제네렉 8010A 스피커를 떠나보내면서, 간단하게 사용 경험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신경써서 관리하기는 했으나, 마감이 너무 좋은 스피커라 세월의 흔적따위 찾아볼 수 없다


스피커 자체의 특성은 제네렉이라는 회사 자체의 명성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평탄한 주파수 특성, 과장이나 왜곡이 없는 솔직한 사운드가 바로 제네렉 스피커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8010A 는 제네렉의 8000 라인 스피커의 가장 막내 격으로, 우퍼의 사이즈가 3인치인 작은 스피커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8010A 는 저의 첫 전문 모니터링 스피커입니다. 당시 저로서는 상당한 거금이었던 83만 8천원을 결제하고 배송을 받은 이 스피커는 제가 가진 가장 비싼 물건 중 하나가 되었고, 주변으로부터는 나름 스피커를 무슨 80만원 넘게 주고 사느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스피커를 처음 받은 날 저녁 늦게, [Trésors Du Violo] 바이올린 앨범을 재생해보면서 제가 느꼈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전까지는 항상 중요한 순간에는 해드폰을 사용하거나 인-이어 모니터인 um3x 를 사용해야만 했는데, 8010A 스피커를 재생해 본 뒤에는 이제 중요한 것들은 이어폰이 아닌 스피커를 통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설정을 적용할 수 있는 후면 패널


100만원 이하의, 첫 모니터링 스튜디오를 고민해야 한다면 여전히 무조건 8010A 스피커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크기에도 8010A는 제네렉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점을 알차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8000 라인 스피커에서만큼은, 다른 스피커 제조사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xx 스피커의 장점은 몇 인치 이상에서 나타난다' 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객관적으로 따져보아 3인치 스피커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8010A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아주 훌륭한 응답을 보여주지만 그 재생 가능한 영역 자체에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저음역대 모니터링은 포기하는 편이 좋다는 것. 다른 제조사에서는 3인치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다양한 트릭을 이용해서 저음역대를 재생해내는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트릭을 이용해서 저음역대를 확보하는 대신 본래 발휘 했어야 하는 장점이 사라진다면, 차라리 8010A 스피커처럼 본래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에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반면 작은 스피커가 가지는 이점도 있는데, 진정한 니어필드 스피커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나쁜 룸 어쿠스틱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향이 없지 않다. 스피커 성능은 룸 환경의 조건을 뛰어넘을 수 없다.)  그리고 뒷면의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 패널은 BASS 부밍을 해결하거나 데스크탑 환경에서 최적화 될 수 있을만한 옵션들을 제공합니다.



스피커를 책상과 효과적으로 아이솔레이션 해 주는 기본 스탠드


모니터링 환경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스피커 스탠드입니다. 만약 5인치 이상의 스피커를 쓰는데 모니터링 환경을 개선하고싶다면, 스피커를 바꿔보려는 고민 대신에 꼭 스피커 스탠드를 따로 구입해서 사용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스피커를 바꾼 것과 다름없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8010A와 같은 3인치 스피커들은 별도의 스탠드를 설치하기 너무 거추장스럽고 비용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거의 무조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책상으로 전해져 책상 자체가 진동하며 또 하나의 스피커가 되어버리는, 치명적인 왜곡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진동의 전달을 차단하고 스피커를 공중에 띄워놓은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데스크탑 환경에서도 ISO 와 같은 스피커 아이솔레이션 스탠드를 구입하게 되지요. 


그러나 제네렉 스피커는 보통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하는 이 아이솔레이션 스탠드가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고무 받침대가 바로 아이솔레이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8010A 스피커는 그냥 저대로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스피커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트위터를 귀 높이까지 올리는 높이 조절만 해 주면 되는데, 그러면 비싼 스탠드를 구입할 필요 없이 나무 선반이나 책을 쌓아서 대충 높이만 맞춰주면 충분합니다. 




결론적으로, 진짜 제가 너무 애정하고 아끼는 스피커 모델입니다. 더 큰 스피커로 변경하더라도 이 스피커는 그냥 서브 스피커로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는데, 스피커 변경에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하는 바람에 금액을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방출하게 되었습니다. GENELEC 8010A 스피커는 '첫 모니터링 스피커'로, 혹은 '작업실의 보조 스피커'로, 작업실 외 집에서 사용할 '모바일 스피커'로 적극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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