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오토바이 고르는 법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할 때 고려할 것들




꽤 오래간만에 오토바이를 다시 시작한 것인데도 불구, 주변에서 금새 저에게 중고로 오토바이를 사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냐는 질문을 많이 해오십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서점에서 '중고차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책을 구입하셨다고 합니다. 열심히 정독한 뒤에, 결국 새차를 사셨다는군요 ㅎㅎ  이것저것 다 따지고 직접 확인하기에 너무 힘드니 그냥 돈 더 들더라도 마음 편히 신차를 내리겠다는 결심! 싸나이..!!   네, 사실 이게 정답인지도 모릅니다. 돈이 있으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와 여러분은 돈이 없고, 돈 없다고 무턱대고 고철덩어리를 타고 다닐 수는 없으니 조금이나마 가성비를 높여보고자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겠지요. 저도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들 몇가지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사진출처 : 뉴스에듀




1. 중고 오토바이의 선택


먼저 기종 선택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당연히 용도에 맞추어 사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뻔한 이야기는 여기서는 넘어가구요, 사실 오토바이에 욕심이 있다면 누가 뭐라 해도 처음에 꽃힌 기종을 구입 해야만 합니다. 다만, 몇가지 오토바이 모델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선택에 도움이 될 이야기는 있습니다. 


    1. 매물 거래량, 인지도

많은 인기를 얻은 모델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는 둘째로 하더라도 남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은 장점은 분명합니다. 어딜 가나 수리하기 용이하고 부품의 수급도 괜찮으며 나중에 다시 팔 때에도 분명 수요가 있으니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남들 하는건 하기 싫다는 성격이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ㅎㅎ 


    2. 부품수급의 용이성

위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나 요는 이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이건 정말 훌륭한 오토바이다 하는 모델이라 할지라도 단종된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제품이 단종되었다면 제조사에서 해당 모델이 맞는 부품을 더이상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고장나면 고생길이 열리게 마련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모델이라면 대체할만한 다른 부품이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단순히 제조사에 전화해서 이 부품 보내주세요 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거란 말이지요. 


    3. 포지션

오토바이에는 다양한 포지션이 있습니다. 똑바로 앉아서 탈 수 있는 것들, 거의 엎드려서 타야 하는 것들, 핸들을 넓게 잡거나 좁게 잡는 것, 시트고가 높아 까치발을 들어야 하는 것들까지.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기종 선택에 있어서 다른 부분들은 다 디자인이나 개인취향에 양보할 수 있는데 이 포지션 만큼은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예쁘고 마음에 쏙 들어도 타는 자세가 영 불편하면 결국 한달 이내에 굴복하게 되더라구요. 기회가 된다면 R차나 네이키드, 아메리칸 스타일 등 다양한 오토바이에 시승해보고 자신에게 딱 맞는 포지션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내 라이더 라이프의 어느 부분에서 오토바이가 활용되냐도 따져봐야겠죠. 자세가 불편한 R차라 하더라도 주말에 가볍게 놀러다니기 위한 용도라면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출퇴근하고 생활과 밀접하게 붙어있는 오토바이가 자세가 불편하다면, 어휴... 






2. 중고 오토바이 상태 점검하기


기종을 선택하고 마침 가격대도 맞는 판매자를 확인해서 중고 오토바이를 직접 보러 갔다면 이제 오토바이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중고이기 때문에 새 제품 사는마냥 가격 맞으면 그냥 산다 생각하고 질러버리면 안됩니다. 사실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방법은 '오토바이를 잘 아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기타를 치면서도 겪는 일입니다. 어떤 기타를 사야하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사실 쳐보고 좋은 기타 사면 됩니다. 문제는 초보자들은 쳐 봐도 이게 좋은지 아닌지 알수가 없다는 거죠. 밥이라도 한끼 사주고 거래 현장으로 데려가세요 ㅎㅎ  그런 여건이 되지 않더라도 체크해 볼 요소들을 말씀드리겠지만, 경험자가 보는 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1. 엔진

엔진을 점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발시동'이 되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시간입니다. 혹시 판매자가 거래장소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면 이미 엔진이 예열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상태로는 점검이 안됩니다. 엔진의 열이 식기까지 1시간정도 필요할 수도 있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우선 key off 상태에서 점검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합시다. 스타트 스위치를 눌렀을 때 1초 이내에 부드럽게 시동이 걸리는지, 시동이 걸렸다면 스로틀을 감아 7천 RPM까지 올려놓고 놨을 때 부드럽게 내려오는지도 확인합니다. 


    2. 서스펜션

오토바이인데 엔진이 중요한건 알겠고, 그 다음은? 서스펜션임에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스펜션이 터졌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조그마한 언덕에서도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하거나 핸들이 털릴 위험이 있습니다. 프론트 쇼바가 지나치게 지저분하거나 오일이 새고 있다면 손상되었음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핸들을 힘껏 내리눌러보아 프론트 쇼바가 잘 내려갔다가 다시 원상복구 되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 또 오일이 묻어나오지는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3. 전기장치

깜빡이 켜보고 상, 하향등 켜보고. 오토바이든 자동차든 기본적으로 확인하라고 얘기되는 것들이지만 정말 많이 간과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깜빡이가 안된다, '아 가져가서 전구만 갈아주면 되지 뭐' 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나 막상 열어보면 엉망진창인 배선에 경악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반드시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꼭 물어봅시다. 


    4. 외관

위 세가지 외에도 점검해야 할 것은 당연히 너무나 많지만 도통 오토바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알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물론 세가지도 생 초보가 확인하기에는 알기 쉽지 않은 것들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이기에 소개를 해 보았구요, 마지막으로 가장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인 외관 점검이 남았습니다. 외관에서 확인할 것은 두가지입니다. 사고의 흔적과 이유없는 튜닝. 어떤 사람들은 백미러와 핸들그립을 교체한 뒤 이걸 튜닝하는데 얼마가 들었으며 엄청 좋은거라는 둥 이야기를 합니다만, 사실은 슬립으로 인한 사고흔적을 지우기 위한 튜닝인 경우일 수 있습니다. 사고를 위장한 차량을 튜닝했다고 돈 더 주고 사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카울의 손상은 모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처가 있어서 물어보면 다들 제꿍(서있는 상태에서 그냥 넘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분명히 보기에는 쓸린 자국인데 제꿍이랍니다. 슬립일 겁니다. 핸들 엔드바, 풋페그 등 상처가 나도 쉽게 교체하지 않는 부분들에서 사고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도 사고차량이거나 부품을 교체한 경우는 값이 떨어지죠? 사고 내역을 추적해서 흥정하세요  


    5. 소모품

소모품은 말 그대로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구입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겠지만 소모품을 교체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 있다면 교체비용만큼 흥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특히 타이어의 수명을 확인하세요. 엔진오일은 이거 가지고 값을 흥정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판매자가 최근에 오일을 교체했다고 하더라도 구입 후 엔진오일 교체를 한번정도는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3. 구입 후 해야할 것들


중고 오토바이는 구입해 왔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중고인 만큼 신경써야 할 것들이 있고 따라서 최초 예산을 잡을 때에도 이 부분까지 잘 고려해서 예산을 잡아야 합니다. 오로지 차량 가격만 맥시멈으로 가지고 있다가 한 두세달 지난 뒤에 돌아보니 아 이 돈이면 그냥 한단계 낮춰서 새차 살껄 할 수도 있거든요. 


    1. 등록

반드시 해야 합니다. 먼저 보험을 가입한 뒤 시청, 군청, 면사무소 등 이륜차 등록 사무소에 가서 번호판을 받으시면 됩니다. 부디부디 보험료 아끼겠다고, 취득세 아끼겠다고, 등록비 아끼겠다고 무보험 무적 차량을 타고다니는 행동은 하지 말아요 우리. 사고가 나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법적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따라서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할 때에도 등록을 위한 서류가 다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폐지증명서, 양도증명서, 전 주인의 신분증 사본이 필요합니다. 


    2. 소모품 점검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정도의 간단한 소모품 교체는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브레이크 패드가 어느정도 남았는지 혹은 타이어의 수명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주세요.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는 단순히 돈을 버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모든 것이 안전과 직결됩니다. 체인의 경우에도 조금 늘어났다면 땡겨주면 되겠지만 한계선까지 밀어 놓은 상태라면 반드시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가까운 센터에 방문해서 타이어 공기압도 확인해보세요. 타이어 공기압은 안전 뿐만아니라 연비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렇게 점검해야 하는 사항들은 중고 오토바이 구입 직후만이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는 동안 계속 확인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어제 괜찮았으니 오늘도 잘 달려주겠지 생각하는 순간... 


    3. 안전장비의 확보

이 부분도 오토바이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예산 계획에서 빠뜨리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오토바이를 탄다면 안전장비는 권장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헬멧은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위법이기까지 하지요. 만약 오토바이에 두분이 함께 타신다면 당연히 뒷자리에 앉은 사람도 헬멧을 착용해야 합니다. 지 혼자 헬멧 쓰고 뒤에 여자친구는 머리 휘날리며 지나가는 꼴불견들이 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죽으라 이말이지요. 헬멧은 당연하고 장갑까지는 최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가능하면 무릎 보호대까지는 꼭 착용하라고 말씀드리고싶네요. 저는 이번에 아예 라이딩기어를 먼저 구입하고 나서 오토바이를 구입해 왔습니다. 안전장비는 말 그대로 나의 안전입니다. 매번 착용하기 불편하다구요? 네, 오토바이는 불편합니다 ㅎㅎ  극복할 수 있는 열정을 요구하는 매력적인 교통수단이지요. 





이상으로 중고 오토바이 고르는 법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 보았습니다. 하고싶은 말이 더 많은데 줄여야 할 것 같네요 ㅎㅎ  항상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 돈 있으면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가성비를 올리기 위해서는, 직접 연구하고 발품파는 수밖에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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