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58기 육군 보병장교 전역



딱 하루, 한 번 더 전투복을 입었다.

임관하던 날은 그렇게나 비가 퍼붓더니,
전역하는 날은 비록 울먹이긴 하였어도 이내 꾹 삼킨다.
이래저래 간신히 3년을 보낸듯하여도 
끝맺음을 담담하게 맞이할 만큼은 자란 모양이다.




사랑하는 나의 중대원들
사랑하는 대관령부대의 전우들
사랑하는 나의 동기들아

언제 한 번이라는 말은 쉬이 믿지 않아도 
아쉬운 마음에라도 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이제 좀 더 멀어졌어도, 비록 서로의 삶이 바쁘더라도
언제 한 번은 다시 만나자
약속하지 못해도 언제 한 번은 다시 만나자



위병소를 뒤로하고 걸어 나오는 길에
기어코 빗방울은 내 빈 어깨 위로 떨어진다
누구나 시원섭섭하다 할 마음에 
부디 섭섭함은 씻어내고 시원케 하는 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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