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여행도서 "조용한 흥분"

기분좋은 여행도서 "조용한 흥분"



여행을 준비하면서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가이드북같은 정보위주의 책부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들로 채워진 책까지, 아예 인터넷 서점에서 거의 10만원어치씩을 장바구니에 담아 방 한구석에 가득 쌓아놓고 읽었습니다. 저에게 깊은 인상을 준 책들도 많고 중요한 정보들을 확인한 책들도 많이 있지만 제 블로그의 '책 이야기' 카테고리는 이 작고 가벼운 여행도서를 추천하는 것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조용한 흥분


책 제목입니다. 한참 출타업무가 많을 때 애들을 줄줄이 데리고 다니면서 쉬는 시간에 틈틈이 읽었는데 왠지 제목만 가지고는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심지어 책 표지에 한 아리따운 여자분이 계셔서 더욱 더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것도 같습니다. 왠지 대놓고 읽을 수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책이 재미있어서 좀처럼 읽기를 그만두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는것만으로도 제목과 같이 조용한 흥분을 경험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심지어 블로그 글조차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하하)  


왜 조용한 흥분일까요? 흥분한다 하면 보통 격정적인 상태, 운동적인 상태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조용한 흥분이라니, 언뜻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책장을 몇장만 넘겨보면 이것이 여행을 표현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행기 한쪽 좌석에 앉아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중력의 무게를 느끼면서 마음속으로는 신이나 소리를 지르고 발을 동동 구르지만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어쩌면 비행기에 탄 그 누구도 모르는 조용한 흥분이 여행자의 미소 끝에 걸려있는 것입니다. 



여행도서이지만 정보를 제공하는 책은 아닙니다. 어느 나라에 가면 무엇을 봐야한다, 어떤 숙소가 싸면서 깨끗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각적인 사진과 투박한 글은 '여행의 설렘'이 무엇인지를 상기시켜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때로는 소위 '인생사진'을 남기느라, 바로 그곳을 가보고 바로 그 음식을 먹어보느라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하는 건 아닌지.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출발하는 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우리의 가슴에는 무엇이 남아있어야 할지를 돌아볼 수도 있는 책이었습니다. 


조용한 흥분. 멋모르는 어릴 때, 20대에만 알 수 있었던 다만 '한때의 감각'일까요? 저도 아직 20대인지라 그냥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조용한 흥분을 삶의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다짐을요. 지금은 여행을 하더라도 관광보다는 모험을 하고싶은 때이고 도전할 것이 너무 많아 행복한 시기이니까요.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