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지속가능성

꿈의 지속가능성



 나의 짧고 협소한 인간관계 안에서도 꿈을 가지고 있고 또 구체적으로 그 꿈에 도전해 온 많은 친구들이 있다. 아직 20대라고 하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사실 꿈을 이루었다고 할 만한 친구들은 아직 없다. 여전히 많은 친구들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서 노력해 나아가는 과정속에 있고 어쩌면 평생 그 과정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이 부분에서,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포기해버린 친구들에게 나는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하겠다.  다양한 꿈에 ‘도전 했던’ 친구들이 가지고 있던 특정한 유형은 바로 ‘집중, 올인’과 같은 것들이다. 그들은 대게 이런식으로 얘기한다. 


“앞으로 1년 혹은 3년간 나는 오직 이것만 바라보고 집중해서 노력을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다면,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경우 실제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어 소위 ‘꿈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는 현재까지 없었다. 대게 그 친구가 주장했던 1년 내지 3년의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심지어는 그 전에) 그 친구가 말했던 바와 같이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일을 시작했다. 그 친구들은 정말로 열심히 노력했다.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중했고 밤을 세우기도 하고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자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했다. 그럼 무엇이 그 친구들을 좌절시키고 목표로 향하는 노력을 중단하도록 만들었던걸까. 나는 이것을 몇 년 전부터 ‘꿈의 지속가능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설명하고 있다. 





  ‘모든 것을 걸어라,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라’라는 표현은 꿈이나 열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 쉽게 등장한다.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조언의 범위 안에서는 나도 이런 문장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목표로하는 것 외에는 다 포기하고 투자하지 말라는 의미가 되어서는 안된다. 올인하는 친구들은 그 3년간 돈을 벌지 않는다. 건강도 챙기지 않는다. 자신의 통장 잔고를 야금야금 갉아먹고 떨어져가는 체력을 버티고 또 버티며 그 3년을 보낸다. 그리고 자신이 목표로 했던 3년이 지났을 때, 그는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으며 자신의 실력은 여전히 불만족스럽고 심지어는 바닥난 재정과 건강상태 때문에 어쨌거나 더 이상 여기에만 집중하고 살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결국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것은 나의 길이 아니었다’라는 그럴듯한 변명만을 가슴에 품고 3년간 올인했던 꿈에서 등을 돌린다. 

  사실 위와 같은 경우는 보다 더 일반적인 경우인 ‘애초에 노력도 안하고 한탄만 하다가 시작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했다고 말하는’ 다수에 비해서 훨씬 나은 편이다. 본인은 불만족스럽더라도 3년간 갈고닦은 실력이 있을 것이고 이러한 경험이나 경력은 다른 일을 하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쓸모있기 마련일테다. 그러나 그런 안타까운 경우는 논외로 하고 꿈을 향해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지만 신경써야 할 너무 많은 다른 것들이 있고 그때문에 같은 분야의 다른 사람들에게 점점 더 뒤쳐지고 있기만 한 듯한 기분을 느끼는 오직 당신을 위해서만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보도록 한다.




  꿈의 지속가능성. 말이야 거창하지만 결국 단순한 얘기이다. 돈을 벌어라. 그리고 운동을 통해 체력관리를 해라. 인간관계를 무시하지 마라. 이런 모든 것들이 당신이 꿈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빼앗고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 같이 느껴지겠지만 당신이 온전히 꿈을 위해 시간을 쏟으며 동시에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대신에 이것들은 당신으로 하여금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해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즉, 나의 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성실하게, 포기하지 않는 것이 꿈을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이다’라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 당연히 완전히 집중하는 상태로 10년 20년 노력하는 것이 보다 더 빨리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솔직히 얘기해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당신의 꿈을 위해서 당신의 생계를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이 있는가? 지금이야 밤을 세는 것이 대수롭지 않지만 10년 뒤에도 체력이 따라줄까? 실력을 갖춘다 한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다. 다시 두 가지로 정리해보자. 1. 내 꿈은 1, 2년 내에 이룰 수 있는 마법같은 것이 아니다. 그 사이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한들 나에게 재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나는 서태웅이나 강백호가 아님을 인정하자. 하지만 안경선배가 되도록 노력할 수는 있다. 2. 혹시 이번주에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내 통장에 있는 잔고로는 1년을 생활하기에도 빠듯하다. 내 꿈이 비용을 소모하는 대신 생산하는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야근과 직장상사의 스트레스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이 꿈을 향해 목숨을 거는 각오보다도 더 큰 결심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생각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문장이 있다. ‘현실과 타협한다’는 것과 ‘양다리를 걸친다’는 것이다. 혹은 ‘마음 정하지 못하고 이거 찔끔, 저거 찔끔. 그러다가 언제 다 할래?’라는 식의 말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말을 들으면 자존심도 상한다. 마치 앞서 얘기한 ‘모든 것을 건다’는 표현에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멋도 안난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보다 조금은 더 상황이 좋아서 몇시간이고 혹은 얼마고 더 같은 분야의 꿈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나는 계속해서 뒤쳐지는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분명하고 단순한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 사람들이 당신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한들 결코 당신의 생활비를 부담해 주거나 당신에게 보약을 지어주지는 않는다. 그냥 당신의 꿈에 집중하고 과연 당신의 꿈이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만약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된다면, 당신의 꿈을 지속하기 위해서 지금은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사실 새삼스럽게 이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최근에 나 자신을 점검해 보았을 때 나 스스로가 그렇지 못한 삶의 태도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에 집중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신경써야 하는 많은 다른 것들 - 특히 금전적인 상황의 어려움이 나에게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온 두 가지 일 중에 한가지를 이번에 결국 반드시 포기해야 되리라고 생각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최근에 만난 몇명인가의 사람들에게 이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꿈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조언을 해 주게 되었고, 정작 나 자신은 그렇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재미있다. 사람은 이렇게 쉽게 초조해지고 머리로 알고있다 한들 불안한 마음은 별개의 문제일 때가 많다. 분명히 나는 결심을 했는데, 그 한번의 결심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꿈의 지속가능성’은 이 한가지를 더 필요로 한다. 그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나 자신을 지속적으로,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점검하고 또 목표를 재설정하기도 하고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재평가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 


  당신의 꿈이 단순히 달성해야 하는 목표인 것을 떠나서 당신이 살고자 하는 삶의 모습 그 자체라면, 이제 평생 그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당신이 직접 생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당신의 꿈은 지속가능한가? 그렇지 않다면 분명 언젠가 그 꿈을 그만두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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