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행을 소개합니다

오토바이로 유라시아대륙 횡단하기

7월 10일 아침일찍, 평창 대관령을 출발합니다.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것이 제 여행의 시작이랍니다. 대한민국 평창에서 출발해서 아프리카 모로코까지이번 여행에서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목적이 되겠습니다. 말 그대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것이지요. 어느정도 준비도 다 끝났고, 이젠 출발하는 날을 기다리기만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뭘까?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할까? 아니 여행 기간동안 나는 무엇을 할까?  

제 생각도 정리할 겸, 여행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는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I am traveling the world on my motorcycle,

staring from South Korea, where the 2018 winter Olympics will take place.

I support everyone around the world who pursues his or her dreams.

I hope you'll support me back!


먼저 개인 여행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블로그에 찾아와, 이 글도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이 조금 깁니다. 두서없이 수다스러운 사람이라 글도 줄이지 못하고 구구절절 적었는 모양입니다. :)  방문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것 다 응원으로 알고 힘내고 있습니다. 


1. 여행을 떠나는 계기


21살에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 본 이후로 오토바이를 타고 언젠가 세계여행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20대에 대부분 꿈꾸는 배낭여행을 오토바이를 타고 한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20대 초반에는 사업을 하느라, 중반에는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 준비하느라, 그리고 곧 이은 군복무 때문에 오토바이는 커녕 여행이라는 것과는 아주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는 법, 2015년 가을 전역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유럽여행을 컨셉으로 잡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서점에서 '모터바이크 세계일주'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기왕에 오토바이로 세계여행하는 꿈을 실현시켜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의 계기는 단순합니다. 전역, 대학원 복학까지 남은 6개월의 시간. 기회가 있으니 떠나야지요. 출발한 김에 정말 세계일주까지 하고 오면 좋겠지만 돈과 시간의 한계로 일단 미뤄둡니다. 사실은 돈도 좀 부족하고, 좀 더 정보도 모아서 떠난다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6월 30일에 전역해서 7월 10일에 출발이라니, 갑작스럽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보다는 '준비만 하다가 결국 출발 못하겠다'는 생각이 더욱 컸습니다. 


2. 여행에 담는 주제


우선 떠오르는 것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 응원입니다. 만 3년간을 평창에서 복무하면서 처음으로 한 지역에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이사도 많이 다니고 철들고 나서도 한량이라 여기저기 발 못붙이고 살았기 때문에 마땅히 고향이나 집이라는 감각이 없습니다. 그런 저에게 평창에서의 군생활은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있으면 있을수록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평창에서 복무하면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셨던 분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쓰고 계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보고 얘기를 나누다보니 느끼고 배운 것들도 많구요. 

개인적으로는 공도 진짜 못차고 스포츠에 대해 큰 관심도 없는 편입니다. 저는 일단 승부욕이라는게 없어서 게임을 통해 경쟁하고 하는 것들에 잘 맞지 않는 모양이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정신'은 저를 크게 감동시킵니다. 자신과의 승부, 도전, 모험, 열정과도 같은 가치들이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서 우리나라 청년들 청소년들의 마음에도 꿈과 열정이 뜨겁게 불타올랐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이와 연결해서 두번째 주제가 바로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과 도전 응원하기 입니다. 장교로 군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병사들을 만났습니다. 그렇지 않은 병사들도 있었습니다만 많은 친구들이 꿈이 없고 목표가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발견했답니다. 꿈이 뭐니 물어보면 돈 많이 버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과반수입니다. 어떤 사람이 될지보다는 어떤 직업을 가질지에 더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물론 환경의 탓도 있겠습니다만, 환경이 문제라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오토바이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은 저에게 있어서도 큰 모험이고 도전이랍니다. 하지만 먼저 도전한 사람들이 있고 열정이 넘치는 선배들이 있기때문에 저도 도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꼭 대륙횡단 여행을 하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제 여행이 누군가에게 자극을 주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의 도전이 대한민국 청년들의 도전이 되고, 또 모두의 열정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여행의 주제는 아직 없습니다. 이번 여행은 저에게 있어서 인생 전환점에 걸친 여행이기도 합니다. 군생활까지를 잘 마치고 이제 다시 사회에 나와서 생활해야 하는 전환점이며, 앞으로 또 오랫동안 계속될 공부를 하기 앞선 전환점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배우고 깨우친 것들을 정리할 시간이 되길 바라고, 또 앞으로 살아갈 원동력을 갖추게 될 시간이 되길 바라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어떤 것이다!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백지의 상태로 출발하여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그리고 다시 한국 땅에 돌아왔을 때 그때야말로 이번 여행이 나에게 무엇이었는지 하나의 작은 결론을 내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사람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혼자 떠나기를 고집하고 아주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 열정을, 도전을 시험해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3. 여행의 대략적인 계획


앞서 소개했듯이 '대한민국 평창에서 아프리카 모로코까지'가 가장 정확하고 구체적인 이번 여행의 계획입니다. 그 사이 확실한 계획은 아무것도 없다시피 하죠. 보통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입니다. 

  Q. 기간은 얼마나 됩니까?

  A. 4개월 반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러시아 체류기간과 쉥겐조약을 고려하면 최대 5개월이지요. 물론 좀 더 기간을 연장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방법은 있겠지만요. 

  Q. 예산은 어느정도 잡고 있나요?

  A. 여행준비에 소모된 비용들을 제외하고 출발할 때 가져가는 돈은 채 천만원이 되지 않습니다. 돈이 많으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없다면 뭐 조금 불편한 곳에서 자고 맛있는 음식 덜 먹으면 되지요. 부족하면 식당에서 설거지라도 할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Q. 여행이 끝나고 나면 귀국은 어떻게 하나요?

  A. 모로코에서 다시 스페인으로 올라가 오토바이는 화물로 처리하고 저는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귀국 비행기는 아직 예매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오토바이 화물처리 후 귀국까지 시간이 남는다면 순례의 길을 경험해 보고 싶기도 하네요. 

  Q. 위험하지 않습니까?

  A. 위험합니다. 아직 출발하진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안좋은 사람을 만날수도 있고 오토바이 고장이나 몸이 아플수도 있을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타이틀의 여행을 간다고 해서 환상을 갖고 가지는 않습니다. 블로그 타이틀에도 적혀있는 것처럼 '관광보다는 모험'이라 생각하고 떠납니다.

  Q.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나요?

  A. 워낙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러시아어를 조금 공부했습니다만, 제대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 영어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손짓발짓이 가장 큰 역할을 해줄거라 생각합니다. 

여행의 계획에 있어서, 앞서 소개한 '주제'를 어떻게 담아낼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승인을 득해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브랜드 로고와 타이틀을 담은 현수막이나 스티커를 제작해 가지고 갈 계획도 있었습니다만, 막상 진행해 보니 국제 IOC의 승인도 받아야 하고 절차가 간단하지 않아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브랜드 사용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로고나 공식 명칭을 사용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브랜드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라도 개인적인 활동을 하려고 하고있습니다. 그래봤자 뭐 하나 적고 달고다니는 것이 고작이겠지요 :) 

그런 차원에서 이번 여행의 특별 이벤트로 '미션'을 받아 수행하기로 했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뭘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다른 분들에게 요청을 해보려구요. "꿈, 도전, 청년, 모험, 평창, 동계올림픽" 등의 키워드에 관련된 미션을 남겨주시면 제가 여행지에서 그 미션을 수행해서 블로그를 통해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댓글, 블로그의 방명록 등을 통해서 접수를 받고 그 중 주제와 가장 부합하는 미션들을 골라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미션들을 통해서 저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활동들을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저도 좀 더 도전하고 좀 더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이 기대됩니다. 


4. 도와주신 분들


우선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여행을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 뼈와 살을 붙여준 우리나라 최고의 바이크 여행자 클럽인 '이륜차 타고 세계여행'(네이버카페) 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의 귀중한 정보를 통해서 제 여행을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부디 저의 여행도 이 다음 세계여행을 떠날 라이더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여행기를 통해 정보를 얻은 것을 넘어 정캠을 통해 직접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행의 가닥을 잡을 수 있었고, 말 뿐만아니라 오토바이 정비요령을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부츠나 손수건까지 물질적으로 도와주신 분들도 있어 정말 감사의 말을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부대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군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만, 특히나 여행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응원한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거나 도전해볼만한 많은 아이템을 주셨던 인접중대장님들(조현우 대위님, 강태훈 대위님, 이인섭 대위님 ㅎㅎ) 감사드립니다. 부대에서는 항상 제편에서 응원 많이해준 행정보급관(김근희 상사님 ㅋㅋ)에게도 감사합니다

비록 대회브랜드 사용승인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진행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조직위원회 법무팀 매니저님께도 감사드리고 싶네요(성함이 기억이 안남... ㅠㅠ)  이메일도 많이 보내고 전화도 자꾸 해서 귀찮게 해드렸습니다만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승인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못돌아오는거 아니냐며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밥한번 사주겠다고 흔쾌히 만나준 친구들, 선후배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농담한거 갚아주기 위해서라도 살아돌아오겠습니다 ㅎㅎ 자꾸 얻어먹기만 해서 이거 원 여행 다녀오면 밥 한번 살 수 있을까요?(여행으로 다 탕진하고 과연...?) 

마지막으로 보통 오토바이타고 해외여행 가겠다고 하면 무슨 미친소리냐고 하기 쉽상인데 그래도 인정해주고 별말씀 안하시고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5. 후원에 관하여


정말 감사하게도 이렇게 여행간다고 하니깐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하는 개인, 단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 저는 후원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재정적인 후원을 받는 것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활동에 혹시나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단체에서 후원을 받더라도 로고 노출이나 광고 포스팅을 해드릴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번 여행은 제 능력안에서 다 해결합니다. 

만약 꼭 도와주시고 싶으시다면 블로그에 있는 광고라도 한번씩 클릭해주세요 ㅎㅎ  여행 다녀와서 밥이라도 한끼 사먹을 돈 모아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재정적인 후원보다는 미션 이벤트에 많이 참가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미션이 채택된 분들께는 글쎄요, 나중에 여행 돌아와서 직접찍은 사진으로 엽서라도 만들어서 드린다면 보답이 될런지요 :) 



쭉쭉 적어내려가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어주셨나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행 프롤로그와 같은 느낌이 되었는데, 안전하게 무사히 복귀해서 꼭 에필로그도 포스팅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은 저를 응원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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