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첫 와일드 캠핑

러시아에서 첫 와일드 캠핑

왠지 블라디보스톡에서 2박 3일이 참 알찼던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동네를 걸어다닌 결과, 완전 우리집 앞마당같은 기분. 짧고 굵게 정이 들어버렸네요 ㅎㅎ  하지만 오토바이도 찾았겠다, 계속 블라디보스톡에 있을수는 없죠. 함께했던 일행들과도 각자의 일정에 맞추어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횡단열차를 타러, 누군가는 하바롭스크로 등등...  저는 이전에 포스팅 했던 크라스키노의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를 보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합니다. 그 전에 루스키 섬을 둘러보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저녁무렵이 되어서 자루비노에 도착했습니다. 전에는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배만이 아니라 자루비노로 왔다갔다 하는 배도 있었다고 얼핏 들은 것 같아요. 자루비노도 역시 항구도시입니다. 하지만 블라디보스톡이랑 확연이 다른 느낌이네요. 블라디보스톡은 항구도시여도 전혀 그런 것이 없었는데 이곳 자루비노는 마을 초입에서부터 비릿한 바다냄새가 납니다. 

 

큰 도시의 조금만 외곽으로 빠져나가면 소나 말이 이렇게 길가에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가만보니 뿔이 있어서 설마 사진 찍으면 날 들이받는건 아니겠지 싶었는데 다행히 온순합니다. 그러니깐 방목하는 거겠죠...? ㅎㅎ 

 

사진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광활한 평원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운전하기도 했고 장거리 운전에 몸이 피로하기도 해서 마음 약해져 처음에는 그냥 숙소에서 잘까 했답니다. 그래서 자루비노에 들어갔던 것이구요. 그런데 물어물어 찾아간 숙소에서 숙박비를 너무 세게 부르네요! 2,500루블. 한화로 약 4만 7천원 합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식수 맘대로 먹고 와이파이 쓰고 깔끔했던 TEPLO가 2인실에 1,000루블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 다른 숙소에도 가 보았으나 큰 차이가 없어 그냥 캠핑을 결심하고 다시 마을을 나섭니다.

마을 외곽으로 약 7km 빠져나와 옆길로 샜습니다. 오프로드를 통과하다가 첫 자빠링... ㅎㅎ 사실 넘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 힘든 구간 다 빠져나와서 저기서 왜 엎어졌는지. 하지만 이건 약과였지요... 밤사이 비가 너무 많이내려 저 오프로드가 다 진창이 되어 빠져나오는데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생각하면! ㅎㄷㄷ 

결국 자리를 잡은 곳입니다. 초원, 넓은 하늘, 저 멀리 보이는 저수지. 엄청 낭만적인 것 같죠? 하지만 와일드한 나라 러시아에서 와일드 캠핑은 그야말로 대박 와일드합니다. 왜냐하면 어마어마한 모기떼가 달려들기 때문이지요...  처음 한 대여섯마리. 이때 눈치를 채고 다른 곳으로 가야했습니다. 텐트를 치는 사이 한 3~40마리의 모기떼가 모여들어 순식간에 온몸이 모기에게 뜯기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그리고 텐트 다 쳐 놓고 뒤늦게 발견한 기차선로...ㅋㅋㅋ  텐트 수풀 바로 뒤에 있더라구요. 텐트랑 한 3m 떨어져있음 :)  텐트 다 치고 화물열차가 지나가는데 쿨하게 차장님과 손흔들며 인사했습니다. 다행히 밤에는 운행을 안하더군요. 잠 못잘뻔... 

저녁이고 뭐고 그냥 모기를 피해서 텐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도 따라들어온 모기 다 잡는데 한시간은 보낸 것 같네요. 물좀 마시고 그대로 자빠져 잤습니다 ㅎㅎ  근데 진짜 짱무섭습니다. 비가 많이 내렸는데 왠지 발자국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텐트에 물차는거 아닌가도 싶고. 

자루비노 역시 블라디보스톡처럼 해변이 있지만, 모래사장이었던 블라디보스톡과는 달리 자루비노는 해변이 완전히 자갈밭입니다. 캠핑을 마치고 기름 넣으러 다시 자루비노로,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고 떠나옵니다. 

저는 이번 오토바이 유라시아 대륙횡단 여행을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합니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여행소개 스티커 제작, 여행지에서 나눔.  대한민국과 평창 소개

- 유라시아 대륙의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 방문

제 여행의 주제에 맞는 다양한 활동(특정장소 인증샷, 인터뷰, 플래쉬몹 등등) 을 미션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블로그 댓글이나 방명록 등을 통해 미션을 제시해주시면 제가 여행지에서 수행하고 포스팅으로 보고합니다. 많이 참여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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