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식을 사색하며,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삶의 방식을 사색하며,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블로그의 제목이기도 하며 원작 소설과 같은 제목의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입니다. 브래드 피트의 리즈시절 영화이기도 하고 조셉고든레빗의 어린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흐뭇)  맥클린 교수가 남긴 단 한편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둔 이 영화는 인생을 낚시에 비유합니다. 두 소년이 한 아버지에게서 플라잉 낚시를 배웠지만 아버지를 닮은 형과 다르게 동생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플라잉 낚시를 완성시킨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아버지도 형도 "예술이 완성되었다"고 감탄하는 장면은 절로 감탄하게 됩니다. 





1992년 영화입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영화인 만큼 스포일러는 자연스럽게... 혹시나 신경쓰이시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뒤로 가주세요 ㅎㅎ 제가 한편의 영화를 전문적으로 리뷰 할 능력은 안되고 그저 영화 속 개인적으로 감명깊었던 부분 몇가지만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중 첫번째는 바로 아버지의 작문수업이었습니다. 어려서 목사인 아버지에게 글 쓰는 법을 배운 작가는 '글쓰기의 중심은 절제에 있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아래 몇번이고 글을 요약하고 다시 쓰는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드디어 그런 글이 아버지에게 합격~! 하게되는 장면이 있는데요, 어이없게도 완성된 글을 아버지는 '좋아, 이제 버려라'고 말하고 힘들게 쓴 글을 아이는 속 시원하게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립니다. 몇 시간이나 공들여서 여러차례 다시 다듬어서 완성한 글인데, 이렇게 버린다고? 라고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었는데요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순간은 영원하지 않다'는 대사처럼 삶의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버릴 수 있는 마음,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 말 그대로 '흐르는 강물처럼'의 삶은 아닐까요?





영화에서 진한 감동을 주는 장면은 단연 영화의 마지막 부분, 동생 폴을 기억하며 나이가 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남긴 설교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것임에도 그것이 기어코 좌절과 절망이 되지 않는 것도, 사랑의 힘이며 흐르는 강물과 같은 삶일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에 처한걸 보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주님!

그러나 필요할 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때로는 그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해도 우린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한 이해가 없어도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 인상에 깊게 남는 장면은 영화에 나오지 않은 장면입니다. 즉, 동생 폴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인데요, 영화는 플라잉 낚시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은 동생의 멋진 모습과 그에 감탄하는 아버지와 형의 모습의 바로 뒤이어, 경찰서를 댕그러니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레이션을 통해 동생이 죽었음을 알리고 마찬가지로 몇마디 말로 동생의 죽음을 부모님께 알려야 하는 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브래드피트가 도박장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그에 맞서싸우다가 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영화는 좀 더 극적이고 감정을 부추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직접 볼 수 없으며 도와줄 수도 없고 그저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서, 잔인할 만큼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밖엔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는 원래 봤던 영화 또 보는걸 좋아합니다. 많이는 두고두고 10번 20번도 더 본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결말을 알아버리면 다시 보는 것이 의미가 없는 그런 오락영화가 아닙니다. 영화로서의 그런 성격마저도 어쩌면 흐르는 강물과 같은 것 같습니다. 강이라는 것은 내가 다시 찾아간다고 해서 그곳에 전과 같은 강물이 흐르는 것은 아닙니다. 흘러간 강물은 이미 흘러가 버린 것이니까요. 하지만 언제 다시 찾아가도 여전히 그 강은 그 자리에서 나를 맞아줍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을,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